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가장 실용적인 해답은 의외로 '앱'일지도 모릅니다. Too Good To Go는 유럽을 중심으로 음식 낭비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낸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이번 시간엔 ‘Too Good To Go’ – 음식 낭비 줄이는 유럽발 앱 비즈니스 모델 분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음식물 쓰레기를 기회로 바꾼 발상의 전환
Too Good To Go(이하 TGTG)는 2016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지역 상권의 수익도 보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앱은 레스토랑, 제과점, 슈퍼마켓 등에서 당일 판매되지 않은 잉여 음식이나 제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매우 단순하지만, 사회적 문제 해결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생태계와 ESG 투자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TGTG의 기본 운영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게는 당일 판매 후 남은 음식을 앱에 등록하고, 소비자는 이를 예약 구매한 후 지정된 시간에 방문 수령합니다. 메뉴나 품목은 랜덤으로 구성되어 있어 ‘서프라이즈 박스(Surprise Bag)’라는 콘셉트로 불립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성’은 오히려 재미 요소로 작용하며, 소비자는 기대하지 않은 음식을 저렴하게 얻는 즐거움을, 가게는 버려질 음식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글로벌 이슈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30% 이상이 소비되지 못한 채 폐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환경적, 경제적 손실은 매우 큽니다. TGTG는 이 문제를 ‘지역 기반의 실용적 해결책’으로 접근했고, 기술과 협력, 사용자 경험 설계만으로도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2. 지역 밀착형 D2C 구조와 스케일 가능한 플랫폼 설계
TGTG의 성공에는 지역 상권과의 밀접한 연결 구조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앱은 대형 유통사가 아닌, 지역 중소 식당, 베이커리, 커피숍, 식료품점 등과 직접 협업하여 음식물 낭비를 줄이면서도 그들의 수익성을 일부 보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기존의 ‘배달앱’이나 ‘공유 경제 플랫폼’과 달리 음식의 유통 과정 후반부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TGTG는 기술적으로는 매우 간단한 앱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운영에 있어서는 지역 내 영업 인력을 활용한 오프라인 네트워크 강화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지 상점과의 신뢰 형성과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동시에, 국가별, 도시별 맞춤형 접근을 가능하게 합니다. 앱의 수익 구조는 기본적으로 판매 수수료 모델입니다. 각 거래당 일정 비율(약 1~2유로)을 플랫폼 수수료로 취득하며, 이 외에도 기업 파트너십, CSR 캠페인 협력, 친환경 인증 프로그램 등을 통해 브랜드 레벨에서의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플랫폼은 사용자와 판매자를 매칭하는 단순 거래 중개 기능을 넘어,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마케팅, 지역별 음식 소비 트렌드 리포트, 재고 최적화 솔루션 등 데이터 기반의 확장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TGTG는 유럽 대부분 국가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고, 현재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까지 진출하여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17개국 이상에서 7천만 명 이상의 가입자와 20만 개 이상의 파트너 매장을 확보하였으며, 앱 내에서 하루 평균 수십만 개의 ‘서프라이즈 박스’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3. 지속가능성, ESG, 그리고 브랜드 충성도
Too Good To Go는 단순히 음식 할인 거래 플랫폼이 아니라,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라는 가치 중심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싸게 사는 앱’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행동에 내가 직접 기여하고 있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ESG에 대한 기업 및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TGTG는 다양한 교육 캠페인, 환경 인식 콘텐츠,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 구내식당에서 발생하는 잔여 식품을 TGTG 플랫폼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거나, 제과 브랜드와 협업하여 유통기한 임박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프로젝트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제로 TGTG 앱 사용자는 단순 이용자에서 적극적인 지지자, 나아가 브랜드 전도사(advocate)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소셜미디어에서 ‘내가 음식 쓰레기를 줄였다’는 공유 문화와도 연결되며,
무형의 브랜드 자산이 유료 마케팅을 대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TGTG는 사회적 기업 또는 B-Corp 인증을 받은 브랜드들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보다 구조적인 ESG 가치 전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푸드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을 사명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 기반의 경영 전략은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사회적 임팩트와 브랜드 평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며, 향후 더 많은 도시, 국가로의 확장을 위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Too Good To Go는 단순한 앱 비즈니스를 넘어 사회적 혁신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경제적 지속 가능성도 확보한 이 모델은 스타트업, ESG 투자자, 그리고 지속가능 브랜드 전략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버려질 뻔한 음식 한 끼를 가치 있게 전환시키는 그 순간, 소비자와 사업자, 사회 모두가 이익을 얻게 되는 진정한 ‘착한 소비 구조’가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