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자금 운영’입니다. 복잡한 재무 관리를 기술로 간소화한 B2B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1.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공략한 B2B 핀테크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은 기업 고객보다는 소비자 개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거나 구조가 유연한 기업들은 기존 은행 서비스에서 큰 제약을 느끼게 됩니다. 사업자 계좌 개설부터 운영 자금 확보, 정기 결제 자동화, 세무 처리까지 모든 과정이 분절적이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복수의 시스템과 은행, 회계 솔루션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리소스 손실은 초기 기업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공백을 빠르게 파악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업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표방하며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국의 Brex, 유럽의 Qonto, 그리고 아시아의 Aspire 등이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법인카드나 계좌 개설 서비스를 넘어 회계, 세금, 급여 관리 등까지 포괄하는 B2B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이들 기업은 SaaS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스타트업이 초기부터 재무 인프라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특히 Brex는 “스타트업에 맞는 신용카드”라는 단순한 출발점에서 시작해, 벤처 투자 추적, 자동 세금 분류, 원클릭 보고서 생성을 가능하게 하며 기업 운영 전반을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통합 금융 플랫폼은 고객의 자산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예측 가능한 경영 전략 수립에 기여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2. 기술 중심의 모듈화된 금융 서비스 전략
B2B 핀테크 기업들의 강점은 기술 기반의 ‘모듈화 전략’입니다. 기존 은행이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달리, 이들 기업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기능을 조합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예를 들어, Aspire는 법인카드, 경비처리, 송금, 환율 관리, 세금 계산 기능 등을 API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각 기능은 독립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사의 규모나 업종에 따라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기술적으로는 클라우드 인프라, 자동화 알고리즘, 머신러닝 기반 리스크 분석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백엔드에는 외부 회계 툴이나 ERP와도 연동 가능한 구조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금융기관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고, 고객의 체류 시간도 대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 기업은 사용자 경험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시보드에서 실시간 잔고, 수익/지출 분석, 세금 납부 일정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하며, 전통 금융기관에서 겪는 복잡함을 완전히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회계 지식이 없는 창업자라도 손쉽게 자신의 재무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내부 인프라에 드는 리소스를 절감해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듭니다.
3. 스타트업 생태계 내 신뢰와 네트워크 구축
B2B 핀테크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연결’이 있습니다. Brex는 미국 실리콘밸리 VC 및 액셀러레이터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초기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법인카드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예를 들어, Y Combinator의 졸업 기업들은 Brex의 프리미엄 혜택을 자동으로 제공받으며, 이는 고객 유입의 주요 통로가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프랑스 기반의 Qonto는 유럽 내 각국의 창업 지원 기관 및 회계 법인과 협력하면서 각 나라의 법적 금융 요구 사항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이러한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은 유럽 시장처럼 국가별 제도 차이가 큰 환경에서 결정적인 성공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이들 기업은 단순한 금융 서비스 공급자 역할을 넘어서, 스타트업의 성장 파트너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했습니다. Brex는 자사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벤치마킹 리포트를 제공하거나, 투자자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플랫폼’으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 생태계 내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지속적인 피드백 루프와 커뮤니티 전략도 이들의 차별점입니다. 고객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웨비나, 오프라인 네트워킹 이벤트, 리더십 콘텐츠 등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툴을 넘어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는 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고객 이탈률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