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속옷 브랜드들이 간과해 온 여성들의 세밀한 니즈를, ThirdLove는 데이터 기반 세분화 전략으로 해결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이끌어냈습니다. 오늘은 도시 여성 대상 속옷 구독 서비스 ‘ThirdLove’의 고객 세분화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데이터로 ‘딱 맞는 속옷’을 찾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ThirdLove는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프리미엄 속옷 브랜드로, 속옷이 단지 예쁜 디자인이나 브랜드 로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 브랜드는 고객의 실제 체형, 라이프스타일, 착용감 피드백 등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에 맞는 맞춤형 속옷을 제안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속옷 시장은 A~D컵 중심의 표준화된 사이즈와, 한정된 소재/디자인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여성들의 체형 다양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ThirdLove는 반컵(Half-cup) 사이즈 개념을 도입하고, 78가지 이상의 정밀한 브래지어 사이즈 옵션을 구성하였습니다.
가장 독창적인 서비스는 ‘핏 파인더(Fit Finder)’입니다. 온라인 진단 퀴즈 형식으로 고객은 본인의 체형, 평소 착용 제품의 문제점,
가슴 모양, 스트랩 흔들림 등 다양한 항목을 체크하면 AI 알고리즘이 최적의 사이즈와 추천 라인을 안내해 줍니다. 특히 오프라인 피팅 없이도 온라인에서 정확한 사이즈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은 시간이 부족한 도시 여성들에게 매우 실용적인 가치로 작용하였습니다.
이는 곧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고 구매 만족도를 높이며,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첫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Wear It, Wash It’ 정책을 운영함으로써,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착용하고 세탁까지 해본 후에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무료 반품이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관용적인 정책은 “판매 중심이 아니라 고객 중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2. 감성적 페르소나 기반 세분화, 그리고 콘텐츠 전략
ThirdLove는 단순한 나이, 신체치수 등의 정량적 기준 외에도 고객의 생활 패턴과 감성적 성향까지 반영하여 마케팅과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구매 이력, 설문 데이터, 반품 사유 등 다양한 접점을 분석하여 ‘육아 여성’, ‘비즈니스 우먼’, ‘요가와 러닝을 즐기는 활동형 고객’, ‘홈웨어 중심의 편안함 추구 고객’ 등 감성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각 페르소나에 맞춰 제품 구성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활동적인 고객에게는 무봉제 스포츠 브라나 속건성 좋은 원단을 사용한 제품을 소개하고, 감각적인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고객에겐 뉴트럴 톤의 심리스 제품 라인을 추천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여행용 속옷 팩, 출산 후 체형 변화에 맞춘 전용 라인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세분화는 단지 제품 선택에 그치지 않고, 이메일 마케팅과 웹사이트 콘텐츠, 광고 문구 등에서도 세심하게 반영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 고객에게는 ‘출근길에도 안정감 있는 지지력’, 육아 중인 고객에게는 ‘하루 종일 착용해도 조이지 않는 부드러움’이라는 문구 중심의 공감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블로그 및 SNS에서는 ‘나에게 맞는 핏을 찾는 여정’, ‘불편한 속옷과의 이별’, ‘진짜 나를 위한 선택’ 등의 테마로 고객 스토리 중심 콘텐츠를 제작하여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 브랜드 인지도를 넘은 커뮤니티 기능까지 수행하게 합니다.
3. ‘여성 중심 철학’과 지속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전략
ThirdLove의 고객 세분화 전략은 단순히 제품 판매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브랜드는 여성 중심의 철학, 윤리적 생산, 사회적 포용성을 동시에 강조하며 프리미엄 브랜딩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먼저 창업자인 하이디 자키는 “남성의 시선이 아닌 여성의 삶에 최적화된 속옷을 만들겠다”는 철학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이로 인해 과도한 레이스, 불편한 와이어, 과장된 패드 대신, 실제로 하루 종일 착용하기 편안한 실용 중심 디자인이 핵심이 되었습니다. 또한 LGBTQ+ 고객과 고령층 여성, 출산 후 체형 변화가 있는 고객도
주요 타깃으로 포함하며 포용적 브랜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 기반 전략은 단기 마케팅을 넘어, 고객에게 브랜드에 대한 정서적 충성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속가능성 또한 ThirdLove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입니다.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재활용 가능하게 설계하는 한편, 공급망 내 윤리적 생산을 보장하고, 사용하지 않은 속옷을 기부하는 Recycle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이와 같은 ESG 전략을 통해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올바른 브랜드를 지지한다’는 소비자의 정서적 프라이드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ThirdLove는 고객 세분화 전략을 단순한 마케팅 도구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고객 감정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감성 페르소나, 포용성, 지속 가능성을 유기적으로 엮어 고객이 브랜드에 감정적으로 소속감을 느끼도록 설계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입니다. 속옷이라는 민감하고도 일상적인 제품을 통해
브랜드는 단순한 소비 경험을 넘어서 자기 이해, 자기 존중, 그리고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확장해낸 셈입니다.